
입사하고 처음 배정받은 자리에 의자가 있었어요. 전임자가 쓰던 자세 그대로 높이가 세팅된 채로요. 저는 그걸 그냥 썼어요. 조절할 수 있다는 걸 알았지만, 어떻게 맞추면 되는지 몰랐고, 불편하진 않았거든요.
3년 지나서 허리가 뻐근해지고 나서야 의자를 제대로 들여다봤어요. 높이를 맞추고 등받이 각도를 조정했더니, 하루가 끝났을 때 허리 상태가 달랐어요. 새 의자를 산 게 아니에요. 있던 의자를 제대로 쓴 거예요.
의자 높이는 대부분의 직장인이 한 번도 제대로 맞춰본 적 없이 쓰고 있어요. 오늘 이 글 읽고 나서 바로 고쳐보세요.
잘못된 의자 높이가 몸에 뭘 하냐면
의자가 너무 낮으면 무릎이 고관절보다 높아져요. 이 자세는 골반을 뒤로 기울게 만들고, 허리가 굽어요. 허리 디스크에 직접적인 압박이 가해지는 자세예요.
의자가 너무 높으면 발이 바닥에 닿지 않거나, 닿더라도 발뒤꿈치만 바닥에 살짝 걸치게 돼요. 이 상태에서 허벅지 아래쪽이 의자 모서리에 눌려서 혈액순환이 방해돼요. 발이 붓거나 다리가 저리는 이유가 여기에 있는 경우가 많아요.
키보드가 너무 높은 위치에 있으면 어깨가 올라가요. 하루 종일 어깨를 살짝 들고 타이핑하는 건데, 이게 어깨와 목 근육의 만성 긴장으로 이어져요.
결국 의자 높이 하나가 허리, 다리, 어깨, 목까지 연쇄적으로 영향을 줘요.

의자 높이 맞추는 기준 — 딱 하나만 기억하면 돼요
발바닥이 바닥에 평평하게 닿고, 무릎 각도가 90도.
이게 전부예요. 이 기준 하나로 시작하면 돼요.
단계별로 맞춰보세요
Step 1. 신발을 신은 상태로 앉아요
실제로 일하는 환경 그대로 맞추는 게 맞아요. 실내화나 맨발로 일하는 분은 그 상태로 하면 돼요.
Step 2. 의자 높이를 올렸다 내렸다 하면서 발바닥이 바닥에 완전히 닿는 높이를 찾아요
발뒤꿈치만 닿거나, 발끝으로 버티는 상태면 너무 높은 거예요. 발바닥 전체가 자연스럽게 바닥에 닿아야 해요.
Step 3. 이 상태에서 무릎 각도를 확인해요
무릎이 90도에 가까우면 맞아요. 무릎이 엉덩이보다 많이 올라가 있으면 너무 낮은 거고, 무릎이 많이 내려가 있으면 너무 높은 거예요.
Step 4. 팔걸이(armrest) 높이를 맞춰요
팔걸이는 팔꿈치를 자연스럽게 올려뒀을 때 어깨가 올라가지 않는 높이가 맞아요. 팔걸이가 너무 높으면 어깨가 올라가고, 너무 낮으면 어깨가 처져서 목이 앞으로 나와요.
팔걸이가 없는 의자라면, 팔꿈치가 키보드 높이와 같거나 약간 위에 있는지 확인하세요.
발이 바닥에 닿지 않는 분들은
키가 작거나 책상이 높은 경우 발이 바닥에 닿지 않는 상황이 생겨요. 이때 의자를 내리면 팔꿈치가 키보드보다 낮아지고, 어깨가 올라가게 돼요.
이 경우엔 발 받침대(footrest)가 해결책이에요. 발 전체가 올라갈 수 있는 크기면 돼요. 무릎 아래 공간이 확보되고, 혈액 순환도 개선돼요. 발 받침대가 없으면 종이 박스나 두꺼운 책을 임시로 써도 효과가 있어요.
등받이 각도 — 90도가 정답이 아니에요
의자 높이 맞추고 나서 등받이도 확인해야 해요.
많은 분들이 등받이를 90도로 세워두거나, 아니면 거의 뒤로 젖혀서 써요. 둘 다 장시간 작업에는 맞지 않아요.
연구에 따르면 등받이 각도 100~110도가 요추(허리 아랫부분) 디스크 압력이 가장 낮은 자세예요. 완전히 직각으로 세우면 오히려 허리에 더 많은 하중이 실려요.
등받이를 살짝 뒤로 젖혀서 허리가 등받이에 기대도록 해요. 허리 부분이 등에 닿는 느낌이 나면 맞는 거예요. 등받이 안에 요추 지지대가 있는 의자라면, 그 위치가 허리 곡선에 맞게 조절돼 있는지 확인하세요.
좌판 깊이도 확인해보세요
의자 좌판(앉는 면)이 너무 깊으면 등이 등받이에 닿았을 때 무릎 뒤쪽이 좌판 끝에 눌려요. 이 상태가 다리 혈액순환을 방해해요.
좌판 끝과 무릎 뒤쪽 사이에 손 두 개 정도(약 5~8cm)의 여유가 있으면 이상적이에요. 좌판이 너무 깊으면 등받이까지 등이 안 닿게 되어서 자연스럽게 허리가 굽어요.
좌판 깊이는 대부분의 의자에서 조절이 안 되는 부분이에요. 깊이가 맞지 않는다면 등 뒤에 얇은 쿠션이나 요추 베개를 두는 것으로 보완할 수 있어요.

맞춰도 금방 자세가 흐트러지는 이유
의자를 제대로 맞춰도 1~2시간 지나면 자세가 무너지는 경우가 많아요. 이건 의자 문제가 아니에요.
오래 앉아있으면 코어 근육이 피로해지면서 허리가 앞으로 굽거나 뒤로 빠지는 보상 자세가 나와요. 이를 막는 방법은 두 가지예요.
첫째는 30~40분마다 일어서는 거예요. 잠깐이라도 서 있으면 앉아서 사용하지 않던 근육들이 리셋돼요.
둘째는 코어를 강화하는 거예요. 7편의 플랭크 루틴이 직접적으로 도움이 돼요. 코어가 생기면 같은 자세를 훨씬 오래 유지할 수 있어요.
회사 의자가 너무 낡거나 조절이 안 된다면
오래된 사무용 의자는 높이 조절 레버가 망가지거나, 조절해도 금방 내려앉는 경우가 있어요.
이런 경우 인사팀이나 총무팀에 의자 교체를 요청하는 게 맞는 방법이에요. 단순한 컴플레인이 아니라 "허리 통증이 있어서 의자 높이 조절이 안 돼 업무에 지장이 있다"는 식으로 구체적으로 말하면 처리가 빠른 편이에요.
개인적으로 의자를 구매해서 쓰는 환경이라면, 비싼 의자보다 높이 조절이 잘 되고 요추 지지가 되는 의자가 우선이에요. 가격이 전부가 아니에요. 10만원대 의자라도 세팅이 제대로 되면 30만원대 의자를 대충 쓰는 것보다 몸에 좋아요.
정리 — 지금 바로 확인해보세요
오늘 이 글 읽고 나서 바로 할 수 있는 것 딱 세 가지예요.
첫째, 발바닥이 바닥에 완전히 닿는지 확인해요.
둘째, 무릎 각도가 90도에 가까운지 확인해요.
셋째, 등받이를 100~110도로 살짝 젖히고 허리가 등받이에 닿는지 확인해요.
이 세 가지만 맞춰도 하루 끝에 허리 상태가 달라져요. 새 의자 살 필요 없어요. 지금 앉아있는 그 의자부터 제대로 쓰는 게 먼저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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